호안 미로 : 여인, 새, 별
20세기 예술가 중 순수한 컬러와 독창적인 화풍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스페인 작가 호안 미로의 전시가 서울 강남 마이아트뮤지엄에서 2022년 4월 29일부터 9월 12일까지 개최됩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호안 미로 미술관과 마이아트뮤지엄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전문가들이 엄격하게 선별한 70여 점의 오리지널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인과 새, 별, 태양, 달, 별자리, 사다리 등은 호안 미로만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모티프들입니다. 이번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 전시는 호안 미로의 작품 후기 40여년에 걸쳐 집성화된 화풍의 발전 과정들과 그의 예술적 모티프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입니다. 드로잉, 판화, 유화, 조각, 태피스트리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 시도를 통해 호안 미로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느껴보실 수 있을 겁니다.
호안 미로, 환상의 세계를 그린 화가
추상미술의 거장 호안 미로(Joan Miro, 1893~1983) 에스파냐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어떤 것이든 자세히 관찰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보석 사업을 하셨던 그의 아버지는 그가 사업을 이어받길 원하셨고, 상업 학교를 다니던 그는 마음의 병인 우울증에 걸려 결국 치료를 위해 다시 시골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 화가가 되는 것을 허락받아 바르셀로나 사립미술아카데미에서 공부하여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20대 중반 첫 개인전을 열었지만 결과는 절망적이었고, 당시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모였던 예술의 중심 프랑스 파리로 가게됩니다. 그곳에서 앙드레 마송, 파블로 피카소, 헤밍웨이 등 초현실주의 화가 및 작가들과 친분을 쌓아 다양한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이전 화가들이 고수했던 전통적인 화법을 배제하고, 이전에 없던 자유로우며 창의적인 그만의 스타일을 탄생시켜서 이후 세대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호안 미로는 밝은 컬러와 제한된 요소를 사용하여 상징적인 언어를 자유롭게 표현한 것이 특징적입니다. 짙고 원색인 순수한 컬러와 추상적인 형태로 자신만의 양식을 완성했습니다. 그의 단순한 컬러와 상징적인 언어들이 처음에는 원시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훨씬 더 복잡하고 예술성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회화 뿐만이 아니라 드로잉, 판화, 유화, 조각, 태피스트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남기며 그의 세계를 새롭게 표현하였습니다. 기호와 상징으로 시처럼 구성된 그의 작품 속에서는 어린 아이의 그림같이 단순하고 천진난만함과 호안 미로만의 장난기 가득한 위트가 느껴집니다.
호안 미로의 전시 포인트
이번 전시는 크게 1. 기호의 언어(A Vocabulary of Signs), 2. 해방된 기호(The Sign in Freedom), 3. 오브제(The Object), 4. 검은 인물(Black Figures) 등 네 가지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940년대부터 미로는 자신을 드러내는 시적인 기호로서 언어를 통합하기 시작했으며, 그의 작품 속에서는 그런 기호들이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의 주요 모티프인 새, 별, 여인 등 자신만의 기호를 사용하여 작품 안에 그 기호들이 일관성있고 명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면서 호안 미로만의 독특한 우주론과 기호들을 찾아내는 재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규 도슨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기간에만 일 3회 진행되며,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한 호안 미로 키즈아틀리에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술 교육 전문가와 함께하는 아트 스토리텔링과 호안 미로 작품 감상, 이어서 전시와 연계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작품들은 스페인 바로셀로나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안전하게 운송되어 한국으로 왔으며, 전시가 종료된 뒤 동일한 과정을 거쳐 다시 호안 미로 미술관으로 회송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직전 신혼여행을 스페인으로 다녀왔는데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정이 짧았던 이유로 호안 미로 미술관을 방문하지 못하여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시의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서울에서 호안 미로의 원작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